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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교통시설 건축가 英 마크 미들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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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한국스틸건축학교 1차 강연, 英 건축가 마크 미들턴

친환경 교통시설 건축가 英 마크 미들턴
식당·쇼핑몰 잘 갖춰져… 서울역, 편리해 보이지만 지붕이 너무 단조로워
호주 멜버른의 기차역… 지붕을 물결모양으로 설계, 빗물 저장해서 재활용

세계 건축계에 ''''''''친환경 건물''''''''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막상 친환경 공법을 적용한 대형 공공건물은 국내에 많지 않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성공 여부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공항이나 기차역같이 ''''''''기능''''''''이 우선시되는 공공건물에서 친환경을 찾기란 더 어렵다.

마크 미들턴(Middleton·42)씨는 친환경 교통시설 설계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 영국 건축가다. 현재 영국 ''''''''그림셔 아키텍츠''''''''의 대표 건축가이다. ''''''''그림셔 아키텍츠''''''''는 친환경 하이테크 설계로 명성 높은 영국의 건축 대가(大家) 니콜라스 그림셔(Grimshaw)가 세웠다. 미들턴씨는 빗물을 모아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든 호주 멜버른의 서던 크로스역, 빅토리아 건축양식을 적용해 리모델링한 영국 런던의 패딩턴역 등 지금까지 30여개의 공항·기차역·지하철역을 디자인했다. 영국 웨일스 뉴포트역 설계로 올해 친환경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영국 토목학회가 선정하는 ''''''''조지 기비(George Gibby)상''''''''을 받았다.

마크 미들턴씨. 그는 뒤로 보이는 서울역 플랫폼 지붕을 가리키며“케이블과 기둥을 없앴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그는 대학원에서 한국 영화를 전공해 김기덕·박찬욱 같은 영화감독 이름을 줄줄 욀 만큼 한국 문화 광이다. 그의 눈에 한국의 교통시설은 어떻게 보일까.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스틸건축학교 초청 강연회'''''''' 참석차 방한한 미틀턴씨를 10일 서울역에서 만났다.

―역 설계가 전문이라고 들었다. 일반 건축물과 다른 점은.

"과거 역은 교통수단을 타기 위해 잠시 스치는 ''''''''공장'''''''' 같은 이미지였지만 요즘 역은 쇼핑과 휴식까지 이뤄지는 안락한 ''''''''집'''''''' 같은 이미지가 있다. 이곳 서울역처럼 말이다. 여러 가지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종합건축물이다."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한(sustainable)'''''''' 공공 건축물을 어떻게 구현하는가.

"사회적 측면과 환경적 측면이 있다. 첫째, 보통 역은 오전과 밤에 붐비고 낮에는 ''''''''죽은 건물''''''''이 되기 쉽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오픈 스페이스)과 상업 공간을 만들어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든다. 둘째, 지하 열을 이용해 난방하고 자연광을 써서 조명에 들어가는 전력 30~40% 절감하는 식으로 친환경을 실천한다."

미들턴씨가 설계한 호주 멜버른 서던 크로스역. 지붕의 물결 모양 홈 아래 연결된 여러 개의 소형 파이프와 기둥 안의 대형 파이프를 타고 빗물이 흘러들어 가 저장된다. 호주의 물 부족을 감안한 친환경적 설계이다(위 사진). 현재 건설 중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공항 조감도. 여러 개의 피라미드를 뒤집은 형태의 지붕 사이 틈으로 낮은 고도의 태양빛도 반사돼 들어온다(아래 사진). /그림셔 아키텍츠 제공
―건물에 적용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호주 멜버른의 서던 크로스역 지붕은 물결 모양이다. 물결이 만들어내는 홈 아래로 파이프 기둥이 연결돼 있다. 비가 오면 홈 사이에 고인 빗물이 기둥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 물을 저장해서 재활용한다. 호주의 물 부족 현상을 염두에 둬 디자인했다. 웨일스의 뉴포트 역은 플라스틱 소재인 ETFE(에틸렌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를 지붕에 써서 자연채광이 가능하게 했다. 보통 매표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햇빛을 못 보는데 이곳 직원들은 밝은 빛 아래서 근무할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공항은 여러 개의 피라미드를 뒤집은 형태로 만들고 사이에 홈을 냈다. 추운 기후를 고려해 낮은 고도의 태양빛도 반사돼 들어올 수 있게 한 것이다."

―지붕을 갖고 다양한 실험을 하는 듯하다.

"맞다. 루프스케이프(roofscape· 지붕의 풍경)를 중시한다. 건물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지붕은 그 사람의 성격(personality)이라 볼 수 있다. 지붕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포근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위압적인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건물이 밖에서 잘 보이는 옆 모습에만 집중해서 지붕 디자인은 간과한다. 한국의 고층 건물이 특히 그렇더라."

―서울역은 어떤가.

"일단 식당과 쇼핑몰이 잘 갖춰져 편리해 보인다. 그런데 지붕이 너무 단조롭다. 지붕이 하나로 연결돼 하나의 큰 홀 같은 느낌이다. 경복궁 같은 한국 궁궐의 지붕을 보면 다양한 높이로 구성돼 있다. 역 지붕도 높낮이를 다양하게 해 이용객들이 여러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역의 큰 재밋거리가 사람 구경하는 것 아닌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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